
임장을 하면서 집을 보러갈 때 '이 집은 채광이 좋다'라는 말을 많이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낮에서 밤 시간대에 따라 채광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같은 집이라도 오전에서 오후까지는 따뜻하고 밝게 느껴지는데 오후 늦게부터는 그늘이 길게 들어오거나 해질녘에는 역광 때문에 실제보다 어둡게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채광은 단순히 남향이나 동향과 같은 집의 방향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동간 거리, 창의 크기, 주변의 나무, 언덕, 건물의 그림자까지 함께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광을 정확히 보려면 시간대별로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알고 임장 현장에서 명확하게 확인하는 방법을 익혀야 할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시간대별 채광의 차이와 임장 시 실수 없이 확인하는 방법을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전에는 햇빛의 각도와 장애 요소 확인
오전에는 해가 비교적 낮은 각도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햇빛이 방 깊숙이 들어오는 느낌이 쉽게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동향이나 남동향은 오전에 가장 쨍한 채광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초보 임장자가 오전에 집을 보면 실제보다 채광이 더 좋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오전 채광을 볼 때는 빛이 들어오는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맨먼저 거실 창 앞 바닥에 햇빛이 얼마나 들어오는지 보아야 합니다. 햇빛이 바닥 깊숙히 길게 들어오면 오전 채광이 강하다는 의미이지만 오후에는 급격히 어두워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창 앞에 가리는 요소들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주변건물, 큰 나무, 높은 옹벽과 같은 장애물이 햇빛을 들지 않게하면 해가 올라오기 전 새벽 또는 아침시간대에 집의 하루가 어둡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저층부는 오전에 이러한 장애물들로 부터의 그림자 영향을 더 크게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마다 채광이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보아야 합니다. 모든 실이 남쪽이나 동남쪽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며 같은 향을 바라보더라도 집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거실만 밝고 안방이나 작은 방이 계속 어두운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이럴 때는 창 방향과 크기, 맞은편 건물과의 거리까지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또한 오전에 임장을 하면서 사진을 찍을 때는 역광이 과하게 들어오지 않게 실내 중심으로 찍어두면 이후에 비교가 쉬울 수 있습니다.
오후에는 그림자 라인 고려하기
오후는 해가 높아지면서 빛의 각도가 달라지고 동시에 주변 건물의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시간대입니다. 남향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빛이 유지되는 편이지만 단지 배치와 동간 거리 그리고 앞동의 층수 차이 때문에 오후에 갑자기 거실이 그늘로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남서향이나 서향은 오후 늦게 빛이 강해지지만 그만큼 열기가 올라오고 눈부심이 함께 발생할 수 있어 생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입니다.
오후 채광을 볼 때는 거실에 서서 창밖 그림자 라인이 어디까지 들어오는지를 보아야 합니다. 앞 건물의 그림자가 거실 창까지 이미 걸려 있는지 아니면 바닥까지만 걸쳐 있는지를 확인하면 늦은 오후의 밝기 변화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햇빛이 눈부심이 없는지도 살펴 보아야 합니다. 오후에는 빛이 강해져 눈부심이 생기고 특히 서쪽창은 TV 화면 반사나 커튼이나 블라인드 필요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커튼 없이도 눈이 불편한지를 현장에서 직접 체감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빛에 따라 냉난방에 대한 부분도 함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오후 햇빛이 강한 집은 겨울에는 따뜻하지만 여름에는 실내 온도가 쉽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광에 따라 냉, 난방비가 달라질 수 있 습니다. 이렇듯 채광이 곧 생활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서 임장하는 것을 권유합니다. 오후 임장은 평소 생활 시간과 가장 가까운 시간일 때가 많습니다. 오후 시간의 채광에 대한 확인은 실제 거주 만족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질녘의 채광은 역광 착시와 조도 하락을 구분
해질녘은 초보 임장자에게 채광판단이 가장 어려운 시간대입니다. 해가 기울어지면서 역광이 생기고 창밖은 밝은데 실내는 어둡게 느껴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질녘에 집을 보면 생각보다 어둡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이게 실제로 채광이 나쁜 것인지, 역광에 의한 착시인지 구분을 해야 합니다.
실내 조명을 껐을 때 글씨가 보이는지 확인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거실에서 신문 글씨나 휴대폰 화면의 밝기를 낮춰도 무리 없이 볼 수 있으면 해질녘에도 기본 조도가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창문을 기준으로 실내의 밝기 편차를 보아야 합니다. 창 가까이는 밝은데 방 안쪽이 급격히 어두워지면 창 크기나 구조가 채광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해질녘은 야간 생활과 연결됩니다. 해가 진 뒤 직장에서 귀가했을 때 단지 조명, 복도 조도와 같은 요소가 생활 만족도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해질녘 임장을 하면 실내 채광뿐 아니라 단지 조명과 안전 체감까지 같이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해질녘에는 사진을 찍으면 실내가 실제보다 더 어둡게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비교용 사진은 같은 위치에서 찍고 노출을 자동으로 두어 기록을 남기면 나중에 시간대별 비교를 하는데 유용할 것입니다.
채광은 방향으로만 판단하기 어렵고 시간대별로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오전에는 빛이 깊게 들어오는지 오후에는 그림자와 열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해질녘에는 역광 착시가 아닌 실제 조도를 확인하는 방법을 실행해 본다면 채광때문에 매물을 잘못 골랐다는 후회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